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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하는 여행인 책에서 나를 돌아보며 적는다.

동백꽃 -김유정 단편소설

by 쏭송카라멜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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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카페

 

 


예전에 가족들이랑 영월에 놀러 가면서 김유정 문학관 이정표를 보고 남편이 김유정에 대해 잘난 체를 엄청 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김유정이 단명하고 <동백꽃>, <봄봄>에 대한 얘기였던 거 같다. 
남편은 이야기를 참 귀에 쏙쏙 박히게 잘한다. 아마 국어학원강사였으면 어디 일타강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아는 것도 설명하려면 난 잘못하는데, 아는 것을 조리 있게 말하는 남편이 딱 그거 하나만 부럽긴 했다. 그때 김유정에 대해 재미있게 들어서 아마 지나고 난 다음에 김유정의 <동백꽃>도 다시 읽었던 거 같다. 아마 그때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도 재미있게 들어서 담에는 운수 좋은 날로 써야겠다.
 

 

줄거리는 이렇다
 
열일곱 살의 주인공은 소작농의 아들이고 이웃집 점순은 마름의 딸이다.
주인공 가족은 점순네의 호의 덕분에 집과 소작할 땅을 얻었다.
부모님은 나에게 점순과 붙어 다니면 나쁜 소문이 난다며 주의를 줬고, 마름인 점순네가 노하면 땅도 떨어지고 집에서도 내쫓긴다며 점순과 거리를 두라고 당부한다.
주인공이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네 수탉이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을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주인공은 작대기로 헛매질하여 떼어 놓았다. 소작농의 아들인 주인공은 마름의 딸 점순이를 귀찮아한다.
점순이는 주인공에게 쓸데없이 시비를 걸거나 참견을 한다.
나흘 전에도 울타리를 엮는 주인공에게 "혼자만 일하냐", "일하기 좋냐", "한여름에 하지 벌써 울타리를 하냐" 며 잔소리를 하였다. 점순이는 자기 딴엔 주인공을 생각해서 구운 감자를 주려고 하지만 그것도 곱게 주지 않고 "느그 집엔 이거 없지?" 하면서 건네는 점순이가 얄밉다. 주인공은 시큰둥한 말투로  " 난 감자 안 먹는다. 너나 먹어라." 라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거절하자, 점순이는 분하고 서운해서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채 눈물까지 흘리며 달아났다.

 

 

그 뒤로는 점순이는 주인공을 보면 잡아먹으려 기를 복복 쓰며 말려 죽이려고 들었다.
눈물 흘리고 간 그담 날 저녁나절  점순이는 주인공 네 암탉을 때리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닭은 주인공 네 집이 기르는 씨암탉이었다. 주인공은 점순이한테 "남의 닭을 죽일 터이냐?" 하며 도끼눈을 하니 그제야 닭을 내팽개치며 주인공의 등뒤에다가 "이 바보 녀석아 ", "애! 너 배냇병신이지?",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얘! 느 아버지가 고자라지?"  하며 욕을 퍼붓고 가버린다.
그러나 점순이의 침해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없는 틈틈이 제 집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수탉과 쌈을 붙여 놓는 것이다.
제집 수탉이 이길 걸 알고 심지어는 모이로 꾀어내다가 쌈을 붙이니 주인공은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면 쌈닭이 기운이 뻗친다고 장독대에 고추장까지 퍼서 먹인다.
하루는 일부러 점순네 수탉이 노는 밭으로 가서 닭을 내려놓고 싸움하는 것을 구경했는데 처음에는 주인공 수탉이 점순네 수탉을 쪼아 피를 흘리게 만들 만큼 잘 싸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점순네 큰 닭이 연거푸 쪼는 서슬에 주인공의 수탉은 찔끔 못하고 이번엔 이걸 보고 있던 점순이가 깔깔거리고 웃는다.
고추장을 좀 더 먹었어야 하는데 하며 후회하며 당최 힘이 없던 닭은 닭장에다 가두고 염려스러우나 그렇다고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가지 않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 나무를 하고 내려오는데 또 점순이가 주인공의 수탉과 싸움을 붙여 수탉이 피를 흘리고 거의 반사지경에 이르렀다. 주인공은 약이 오른 나머지 지게막대기로 점순네 큰 수탉을 때려죽였다.
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홉뜨고 내게 달려든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느냐고 다짐하는 점순이에게 그러마고 약속한다.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주인공은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내뺀다.
 

 

 

시골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어린 두 소년 소녀의 애정관계를 해학적으로 그려내었고 열일곱 동갑내기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재미있게 그려낸 것 같다.
요즘도 보면 남자보다 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설 속에서 점순이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과 그런 것도 전혀 모르는 주인공을 보고 있노라면 주인공한테 '여자마음도 모르는 바보'라고 한대 쥐어박고 싶다.
나도 한때 고등학교 시절에 짝사랑하던 오빠에게 큰 맘먹고 밸런타인날 초콜릿 장미 한 송이를 내밀었었다.
근데 그 오빤 내 맘도 몰라주고 그걸 받기 거절해서 초콜릿 장미를 발로 밟고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적이 있다.. 점순이가 닭한테 화풀이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나도 정말 대담하긴 했다.
나도 점순이처럼 좋아하는 맘을 그렇게 표현한 적이 있어서 이 소설이 나의 어린 시절 추억도 느끼고 좋았다.
또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이루어지지 못해 슬프지 않고 노란 동백꽃에 파묻힌 만큼 사랑이 이루어졌으리라는 희망찬 상상을 하게 만들어서 좋았다. 난 아직도 여전히 해피엔딩인 소설을 좋아하긴 한다. 그래서 <동백꽃>이란 소설을 더 좋아한다.
 

 

 

이제 작가에 대해 설명하겠다.
향년 29세로 생을 마감한 김유정은 평생 만성폐결핵과 치루가 주는 고통에 살았지만 마지막까지 글을 쓰다 죽겠다는 강한 의지로 3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썼다.
대표작으로는 <금 따는 콩밭>, <봄봄>, <동백꽃>, <만무방>, <소낙비>, <따라지>, <땡볕> 등이 있다.
<봄봄>이나 <동백꽃>을 제외하고는 작품들이 <금 따는 콩팥>에서는 망한 상황에서 부부끼리 치고받고 싸우며, <소낙비><만무방>에서는 등장인물이 도둑질, 매춘을 권하는 다소 암울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김유정 본인이 부유하게 살다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홀로 남겨져 눈칫밥을 먹고 지내다 보니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 되었고 여성에 대한 집착도 강했고 말 더듬는 증세까지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여성에 대한 집착은 당시 유부녀였던 박녹주를 향한 집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해서 스토킹은 물론 혈서까지 써서 보내는 통에 박녹주가 외출도 못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친구 이상은 김유정에게 동반자살을 권유할 만큼 친했지만, 김유정이 더 먼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소설가는 배고파보고 가난에 찌들어서 생활할 때 오히려 이런 걸작들이 나오나 보다.
그래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 김유정문학촌이 조성되어서 그의 인생이 이걸로 나마 봄을 맞이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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