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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하는 여행인 책에서 나를 돌아보며 적는다.

먼바다 -공지영소설

by 쏭송카라멜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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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이루어질까??
그것도 40년 만의 만남이라니~
공지영의 아마 가장 최근 소설인 먼바다를  본 후 너무 여운이 남아서 친한 동생에게도 빌려 준 적도 있다.
공지영의 소설 중에 '사랑 후에 오는 것들', '푸른 사다리'등과 같은 잔잔한 로맨스가 또다시 생각나는 책이고,  첫사랑의 아련한 느낌과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에 먹먹함이 밀려온 책이었다.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헤어짐~
이유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헤어졌기에 더 애틋함에 가슴 깊이 간직했을지 모른다.
해볼 거 다 해보고 그렇게 헤어졌으면 아마 그런 애틋함이 없을지 모른다.
공지영 소설은 약간 자전적인 내용이 많은 거 같다.  가톨릭 신자라서 그런지 신부도 많이 나오고, 또 대부분 이혼한 사람이 주인공인 경우도 많고, 하지만 본인은 '이런 말을 해야 하는 처지가 슬프지만 이 소설은 당연히 허구'라고 했다.ㅋ
그만큼 주인공은 3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화려한 소설가이다.. 이혼한 게 멋진 게 아니라 이혼을 소설의 소재로 다양하게 때론 당당하게 밝히며 주제로 삼았다는 것이 멋진 것이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든 것이라서, 그래서 더 완성미와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은 거 같다.
 

 


먼바다의 소설 줄거리는 이렇다.
 
첫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유학 시절에 만난 남편과도 이혼한 독문과 교수 미호..
안식년을 맞은 그녀는 '허밍웨이 문학 기행' 대열에 합류해 미국 마이애미와 키웨스트를 찾던 길에 첫사랑과 우연히 재회할 기회가 생기면서, 40년 전 헤어진 요셉을 뉴욕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마침 뉴욕에는 그녀에게 상처를 줬던 어머니가 동생 집에 머물고 있었다.
대학교수이던 미호의 부친은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혀 해직당한 끝에 피폐한 삶을 살게 되었고,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두 사람은 1980년 격동기 시기에 만나고 헤어지게 되었다.
1978년, 여고 1학년이던 미호는 신학생이었던 요섭에게 첫눈에 반했고, 1981년 미호는 대학에 입학했고, 요셉은 그날 이후로 연락은 끊고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세월은 그렇게 40년이 흘렀다.
소설은 40년의 세월을 교차시키며 헤어짐의 서로 다른 이유도 알게 된다.
40년 전, 첫사랑 요셉이 왜 그런 말을 해 놓고는, 또 왜 그렇게 사라져 버렸는지를 미호는 알고 싶었고, 자신과 연락을 끊고는 곧바로 다른 여자와 어떻게 결혼할 수 있었는지 그럴 거면 왜 나랑 사귀었는지 따져 묻고 싶었던 것이다.
미래를 약속하자는 요셉의 말에 정작 어린 나이였던 미호는 갑자기 험난해진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고, 미호의 거절로 요셉 또한 상처를 받고 방황한 것이다.
미호는 많이 달라진 요셉을 만나며 과거 그 시절 상처를 떠올리고 아파하지만, 그저 모든 것이 마치 태어나고 죽는 것처럼, 만남과 헤어짐이 그렇듯 그저 운명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음에, 결국 아픔을 준 모든 이들을 용서하고 화해하고  모두 따뜻하게 끌어안고 먼바다를 향해 다시 나아간다.
그리고 그녀와의 재회로 40년 동안 잃어버렸던 기억의 퍼즐 조각을 맞춘 요셉도 그날 밤, 다시 그녀를 찾아와 그녀의 품에 안기면서 끝난다.

 

 


미호가 요셉을 40년 만에 만나고 집으로 온 후 "엄마, 타이레놀 있어?' 할 때 엄마는 " 마음이 아프니?'하고 알아보면서 이런 말을 한다.

"돌아보니까, 아픈 것도 인생이야, 사람이 상처를 겪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라는 것을 겪는다고 하고 그게 맞지만, 외상 후 성장도 있어.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 우리는 가끔 성장한단다. 상처가 나쁘기만 하다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지. 피하지 마. 피하지만 않으면 돼. 우린 마치 서핑을 하는 것처럼 그 파도를 넘어 더 먼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는 거야, 다만 그 사이에 날이 가고 밤이 오고 침묵이 있고 수다가 있고 그런 거야. 젊어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걸 깨닫지 못해. 하지만 이제 너도 오십이 훨씬 넘었고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너무 많이는 아파하지 마. 그러면 상하고 늙어 살도 찐단다."

그렇다. 아픈 것도 인생이고, 우린 아프면서 어느새 이만큼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깊은 공감 했다.
별의별 삶 속을 살다 보면 삶은 전쟁터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지듯 지나간 과거의 삶이 전혀 쓸모없지 않음을 우린 안다. 현재의 나는 수없이 지나원 세월로 만들어진 결과물임을 알듯이~~

 

 


또 이거랑 비슷하게 미호의 어머니가 미호에게 더 멋진 말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날씨가 춥죠? 하고 말하는 것 외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니."

어둠 속의 묻혀있던 과거의 한 부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비추어지자 그 과거가 완전 다른 풍경이 되고, 그들은 사랑했으므로 과거만이 중요했고, 그녀는 그를 믿었고 그는 그녀를 사랑했었다. 미래는 그때도 지금도 그들의 몫이 아닌 거다.

그들은 사랑했기에 현재는 중요하지 않고, 사랑의 힘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미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정말 이 책은 강력 추전한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만에 다 읽을지 모른다.

또 책을 어쩌다 읽는 사람이라도 한 2주만에는 다 읽지 싶다.

또 공지영만의 특별한 경험에서 우려난 사랑의 절절함이라던지,  가슴 깊이 후벼 파는 듯한 문장들은 깊은 여운을 남기고 다시 한번 더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인 거 같다.

어쩌면 좀 있다 영화로도 만들지 싶다.. 정말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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