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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하는 여행인 책에서 나를 돌아보며 적는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것

by 쏭송카라멜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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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책에 관심이 많아서, 독서감상문 쓰기,  저번에 내가 내 티스토리에 이나라도움체험수기, 또 양주김삿갓 문학대회 등, 거기에 상금이 포함되면 정말 열심히 하곤 했다. 한 번도 된 적은 없지만 말이다.
회사에서도 도서관에서 오는 메일은 관심 있게 보곤 했는데 그중에 박완서소설가 작품과,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발간한 책인 '메세나와 상상력',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2권에 대해 독후감 쓰는 걸 공모한 적이 있었다.
박완서 책은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꼭 쓰고 싶었는데 그때 엄청 바빠서 그냥 지나갔고,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발간한 2권의 책은 열나 사기만 하고 쓴다 쓴다 하고 날짜가 지나서 내보지도 못하고, 아직도 내 책장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책이다. 그래서 요 며칠새 꺼내서 읽고 있는데, 진작 볼걸 하면서 후회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맞아 맞아... 그래그래' 하며 엄청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의 '그리스 로마 신화' 강의의 내용을 원고로 작성하기 시작했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서울대학교학생이면 이렇게 훌륭한 강의를 듣고 싶지만, 아닌 관계로~책으로나마 만족하련다. 인문학적 위기 앞에서 그리스 신화가 끊임없이 새로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낳고 있고,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면 이야기를 흡입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아마 잘 접하지 않았으니 소제목별로 자세히 정리해 주겠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고릴라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두 명의 심리학자가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는데, 학생들에게 하얀색 옷과 검은색 옷을 입은 팀을 나눠서 농구공을 하얀색팀이 몇 번 패스하는지 세도록 주문하였는데, 학생들이 대부분 정확하게 맞추었지만, 진짜 실험은 학생들에게 '고릴라는 보았나요?'였고, 패스하는 사이에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을 유유히 지나가게 하였고, 심지어 한가운데 멈춰 서서 여유 있게 양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는 고릴라 특유의 몸짓을 하도록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으나 뜻밖의 결과 절반이 넘는 학생이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이 실험을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럼 왜 고릴라를 보지 못했나? 
사람들은 바로 자기가 주목한 것만을 유심히 바라보고 기억하며, 주목하지 않은 것은 허투루 보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것들은 봐도 못 본 것처럼 곧 잊어버리고 , 주목하지 않음으로써 기억하려 하지 않는 것이란다.
이것은 사람들의 주의력과 기억력은 주관적인 관심과 욕망에 따라 선별적이며, "무주의 맹시"라고도 할 수 있으며, "선별적 주의력"이라는 말과도 통한다.
 

 


그렇다면 선별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주목한 것만을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건 개인의 욕망 때문이다. 욕망은 결핍된 '뭔가'를 갖고자 하는 바람이며, '그것'이 없기 때문에 느끼는 아픔과 그것이 채워졌을 때 느낄 희열을 동시에 수반한다.
따라서 본 것을 모두 기억하지 않고 주목한 것만을 바라보려는 것은 욕망 충족의 효율성을 높이고 존재를 넉넉하게 유지해 나가기 위한 무의식적인 생존전략인 셈이며, 그래야 좀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바라는 것이 다르고 결핍, 아픔, 희열의 종류도 같지 않기에,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바라보고 주목하며 의미 있게 기억하는 정보의 내용도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똑같은 세상을 함께 살고 있지만, 결국 서로 다른 세상을 사는 셈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순간
20대 시절을 다 살아낸 30대의 눈에는 지나간 10년 동안 잘 보이지 않던 것이 새롭게 눈에 띄기 시작하고, 40-50대에는 또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젊은 시절 숨 가쁘게 살고 난 뒤, 저물어가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때 그 찬란했던 시절에는 도무지 보이지 않던 수많은 '그 꽃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누릴 시간은 다 지났고 깊은 회한만이 남아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관심과 욕망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던 거고, 그곳에 있었지만 보이지 않았던 고릴라처럼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거고,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중에 뼈저리게 아쉬워하고 말 그 수많은 것들을.

 

 

그럼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생길 수 있을까?
바로 우리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자칫 놓칠 수 있는 것도 또렷하게 볼 수 있으며,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가 있다는 놀라운 사실과, 보이는 현상 속으로 들어가 그 안에 감추어져 있던 은밀한 내면을 들어다 볼 수 있으며, 과거의 비밀스러운 내역을 거슬러 올라가 보거나, 거꾸로 현재를 넘어서 미래로 내달려 가 지금 당장은 있지도 않은 '헛것'을 볼 수 있을 거다.
 
헛것이 보이는 순간!
사막을 떠돌던 사람이 극심한 갈증에 오아시스를 보듯이, 배고픈 사람이 모든 사물을 먹을 것으로 보듯이 갈망이 그려낸 '헛것'에서 우리에게 절실하며 실재적인 것인 '희망'을 보게 한다.
희망을 일구는 상상은 욕망이 거세된 눈동자에 비친 건조하고 차가운 현상보다 더 진실하고 생동감이 넘치며, 시간의 흐름을 오르내리며 시간의 질서를 교란하며 신비로움 그림을 그려낸다.
 

 


보이는 현상 너머로
세상은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만은 아니다.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세상이다.
사랑에 빠져있다면 찬란하고 아름다울 것이고 사랑하는 이가 떠나간 이는 세상이 일그러져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문학적 상상력은, 이성뿐만 아니라 감성을 가지고 이 세상을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훨씬 더 깊고 짙은 빛깔과 향기를 드러내며 그 안에 감추어진 사연의 깊이와 추억의 두께를 드러내며, 인간 정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인 것이다.
 
시적상상력의 신비로운 힘
현재의 상황 너머로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전을 창의적으로 그려내는 경영자는 현상에 집착하는 경영자보다 훨씬 더 큰 가치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스티브 잡스는 몇 개의 새로운 기계를 고안한 것이 아니라, 그 기계를 누리며 살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세계를 상상했듯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보이는 것은 잠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 너머로 무엇을 상상하는가? 문제는 바로 그것이다.
 

 


책을 보면 적절하게 고은[순간의 꽃], 류시화시선집 [한 줄도 너무 길다], 전동균[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이런 시도 인용하며 아주 쉽게 상상력의 세계로 안내한다. 욕망, 형이상학적, 뭐 이런 단어 나오면 어려워서 책을 덮어버렸는데,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서 좋았다. 확실히 서울대교수라서 그런가 보다.ㅎ
현상에만 집중하지 말고 멀리 내다보라고 한다. 어린 왕자에게 여우가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봐야만 잘 볼 수 있다. 눈에는 본질이 안 보이거든."
그렇다.. 우린 마음으로 그려보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의적으로 그려내야겠다..
헛것도 헛것 나름대로 희망적이라는 메시지가 참 의미심장하다..
헛것으로 희망을 보다.ㅎ
이제부터 바로 오늘부터 시작해야 하나?
갈팡질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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