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앉아서 하는 여행인 책에서 나를 돌아보며 적는다.23 배반의 여름 박완서 단편소설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였을 때의 실망감을 겪으면서 그러고 상처받고 그러고 우린 성장하는 거 같다. 내가 생각하고 했던 게 이 소설을 통해 어쩜 우린 생각하는 게 전부다가 아닌 내가 모르고 있는 부분도 아님 다른 사람들은 어떡해 생각하는지 또한 중요함을 알게 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 가면서 아버지가 사실은 여느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못한,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될 때가 오고야 맘을 알게 해 주었다. 경외의 대상이었던 아버지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바로 그 이야기이며, 아버지의 실체를 깨닫게 되는 순간 그때가 바로 '자식'이 '어른'이 되는 순간일 것이다. 배반의 여름에는 세 개의 '배반'이 존재한다. 먼저 누이동.. 2023. 7. 22. 수난이대 하근찬 단편소설 수난이대를 읽으면 역사 속에서 고통받는 두 인물이 나온다. 바로 만도인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에 팔을 잃었고, 아들인 진수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다리를 잃었다. 그런 두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며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모습에서 눈물이 나서 혼났다. 또 그런 모습에서 삶의 희망과 의지를 보여주는 거 같아서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도나 진수처럼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로 고통을 겪는다면 삶을 비관할 것이다. 하지만 수난이대의 만도와 진수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며 시대가 개인에게 준 고통에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 또한 참 아름다워 보이게 만든 소설이다. 사회는 수많은 개인들이 모여서 만든다. 그 사회가 모여서 하나의 시대가 되고 시대가 곧 역사가 된다. 그런.. 2023. 7. 20. 감자 김동인단편소설 저번에 김동인의 배따라기 소설을 읽고 글을 썼는데 오늘은 감자를 읽었다. 짧은 단편소설이지만 감자를 읽으므로서 역시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해'라고 생각이 드는 건 나만 그런 게 아닐 거다. 나도 따지고 보면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시어머님이 홀로 자식을 키우시며 힘들게 살던 신랑을 만나 복도 지지리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한 것이고 내가 내린 결정이기에 환경 탓만 하지 않고 적극적인 의지로 가난을 극복하려 노력한 결과 극복할 수 있는 거 같다. 그렇다고 뭐 잘 사는 건 아니다..ㅎ 이 소설을 읽으면서 쉽게 돈을 벌려고 하면 또 그만큼의 거기에 맞는 고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주인공인 복녀는 그 고통이 죽음으로 끝나는 어마무시한 거였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공평.. 2023. 7. 11. 배따라기-김동인단편소설 나는 배따라기 김동인 소설을 읽으면서 왜 소설 제목을 '배따라기'라고 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근데 소설을 읽으면서 서도잡가의 하나인 영유 배따라기 노래 속에 '하늘로 떨어지며 땅으로 솟아났나. 바람결에 묻어오고 구름길에 싸여 왔나. 밥을 빌어서 죽을 쑬지라도 제발 덕분에 뱃놈 노릇은 하지 말아. 에-야 어그여지야.....' 하는 대목에서 뱃사람의 한을 담고 있듯이 이 소설 또한 의심과 오해 그리고 증오와 광기로 평범했던 사람들의 관계가 철저히 와해되고, 나아가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무기력한 모습을 그리고 있듯이 이 작품의 주제 또한 '운명과 마주쳐 생기는 한'을 소재로 한 게 배따라기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어쩌면 평생 '그'를 괴롭힌 자책과 회한의 정서는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이 부르.. 2023. 6. 28.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이 책은 내가 태어난 해인 76년에 "문학과 지성" 겨울호에 수록되었으니, 내 나이만큼의 세월 동안 참 많이도 읽힌 소설이다. 첫 페이지부터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것부터가 아! 이 소설은 우리 시대의 아픔을 얘기하는 거 같았다. 나도 시골에 살아봐서 가난이 무언지 알고, 난 기억에 없지만 내가 태어나고 1-2년 동안은 초가집에 살았고, 중학교 3학년까지 푸세식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았다. 한 번은 아침에 푸세식 화장실에서 일 보고 나오면서 한쪽 다리가 똥통에 빠져서 아무리 깨끗이 씻고 학교에 갔어도 그날 똥냄새가 나는 거 같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만큼 나도 가난했던 나의 어린 시절에 그런 경.. 2023. 6. 11. 자전거도둑-박완서 난 박완서의 작품을 좋아한다. 처음 접한 게 이 '자전거 도둑'이다. 지금은 대학교 4학년인 울 딸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에 학교에서 하는 '작가와의 대화'인가에서 너무 좋았는지 갑자기 책을 사달라고 해서 그때 사줬던 몇 권의 책중에 '자전거도둑'도 있었다. 그리고 박완서는 나이 40이 넘어서 작가로 등단해서 그런지 그 늦은 나이에 시작해도 늦지 않음을 알려 준 소설가이다. 나도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박완서 작가를 통해서 '그래 아직 늦지 않았어' 하고 생각해 본 적도 있다. 박완서 작가의 책을 보면 참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쩜 이렇게 '멋있는 말을 쓸 수 있지?' 이런다. 자전거 도둑에서도 시골 살면서 느꼈을 법한 '보리밭은 바람을 얼마나 우아하게 탈 줄 아는가, 큰 나무는 바람에 얼마나 안달 맞게 .. 2023. 6. 1.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