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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하는 여행인 책에서 나를 돌아보며 적는다.

배따라기-김동인단편소설

by 쏭송카라멜 202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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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카페

 

 

 

나는 배따라기 김동인 소설을 읽으면서 왜 소설 제목을 '배따라기'라고 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근데 소설을 읽으면서 서도잡가의 하나인 영유 배따라기 노래 속에 '하늘로 떨어지며 땅으로 솟아났나. 바람결에 묻어오고 구름길에 싸여 왔나. 밥을 빌어서 죽을 쑬지라도 제발 덕분에 뱃놈 노릇은 하지 말아. 에-야 어그여지야.....' 하는 대목에서 뱃사람의 한을 담고 있듯이 이 소설 또한 의심과 오해 그리고 증오와 광기로 평범했던 사람들의 관계가 철저히 와해되고, 나아가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무기력한 모습을 그리고 있듯이 이 작품의 주제 또한 '운명과 마주쳐 생기는 한'을 소재로 한 게 배따라기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어쩌면 평생 '그'를 괴롭힌 자책과 회한의 정서는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이 부르는 배따라기라는 노래에 배어 나와 그 한의 정서가 배가 될 수밖에 없음에 슬픔이 밀려왔다.
죽을 고비에서 동생을 만나지만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라고 말하며 떠나는 동생의 말은 모든 것을 운명으로 수용하려는 동생의 운명론적 인생관은 오히려 동생을 찾는 형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고 절절하게 만들었고 그 말에 눈물까지 쪼금 비치다 말았다.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화창한 봄날, 나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 갔다가 배따라기를 부르는 그를 만나 사연을 듣게 된다.
 원래 형인 그는 영유사람으로 이 마을에서 잘 살고 유능한 사람이었다.
그는 아름다운 아내와 다정다감한 동생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형은 성품이 쾌활하고 친절한 아내가 동생을 잘 대해 주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동생을 질투하여 아내를 자주 괴롭힌다.
아내에게 줄 거울을 사들고 집에 온 그는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고 숨을 헐떡이는 아내와 동생을 보고 아내를 때려 내쫓아 버린다.
저녁때 방에 들어와 성냥을 찾던 그는 옷 뭉치에서 쥐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 된다.
다음날 아내는 죽은 채로 발견되며, 아우는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춘다.
형의 오해로 인해 모욕감을 느낀 아내는 물에 빠져 자살해 버리고, 형에 대한 원망과 자신에 대한 자책감으로 동생은 형을 떠나가 버린다.
순간의 오해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세 사람의 운명은 순식간에 바뀌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세 사람이 다정다감하면서도 행복하게 지내던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오해'가 운명을 바꾼 것이다.
결국 그는 뱃사람이 되어 유랑하는 동생을 찾아 20년 동안 방랑생활을 하게 된다.
그 후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풍랑을 만나 바닷가에서 동생을 만나게 되는데 동생은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라는 말만 남기고 떠나버리며 다시는 동생을 만나지도 못하고 한 맺힌 배따라기를 한번 더 부르고 떠나버린다.
이 소설은 김동인의 다른 작품인 <감자>와 달리 배따라기의 사연은 '그'가 회한에 젖어 과거를 되새기는 것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자연주의적 특징을 전면적으로 내세우지는 않는다.
자연주의소설은 객관성, 솔직성, 사상에 대한 비도덕적 태도, 결정론, 비관주의, 야수적인 강력한 성격, 유전 등과 같은 특징을 나타내는데, 배따라기의 '그'는 과거의 '야수적 인간'으로서 뉘우침의 대상이며, '현재'를 지배하는 것은 배따라기의 구슬프고 안타깝고도 절절한 심정인 거다. 따라서 동물적인 순박함과, 애욕, 충동에 지배당해 비극적 결과를 낳았던 과거의 자연주의적 세계는, 현재의 낭만적 색채 아래 깔려 있는 거다.

 

이 소설은 <창조(1921)>에 발표한 작품으로서, 유토피아를 꿈꾸는 '나'의 이야기와 오해와 질투로 인해 아내와 동생을 잃은 '그'의 이야기를 접목시킨 액자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난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생활에 수많은 오해들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형이 아내와 아우를 믿지 못하는 순간 비극적인 결말이 되었듯이 우린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신뢰하여야 한다는 걸 이 소설을 통해 깨닫는다.
또 형은 아내와 아우의 관계를 성급하게 판단하고 일을 저질러 버렸듯이 우린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그에 대한 대처를 잘해야 하며 차분함과 침착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큰 교훈도 얻었다.
정말 읽기를 잘 한 소설이다.
한 많은 이세상속에서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 이 소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 크다. 그리고 슬프다.

 

 

감자 김동인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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