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김동인의 배따라기 소설을 읽고 글을 썼는데 오늘은 감자를 읽었다.
짧은 단편소설이지만 감자를 읽으므로서 역시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해'라고 생각이 드는 건 나만 그런 게 아닐 거다.
나도 따지고 보면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시어머님이 홀로 자식을 키우시며 힘들게 살던 신랑을 만나 복도 지지리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한 것이고 내가 내린 결정이기에 환경 탓만 하지 않고 적극적인 의지로 가난을 극복하려 노력한 결과 극복할 수 있는 거 같다. 그렇다고 뭐 잘 사는 건 아니다..ㅎ
이 소설을 읽으면서 쉽게 돈을 벌려고 하면 또 그만큼의 거기에 맞는 고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주인공인 복녀는 그 고통이 죽음으로 끝나는 어마무시한 거였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공평한 거 같긴 하다. 쉽게 벌려고 하는 자 쉽게 망하리라...
그리고 복녀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는 게 슬프지만 그 죽음이 돈으로 묻히는 거에 더 슬퍼진다.
남편이라는 작자는 돈을 벌어서 마누라를 책임질 생각은 안 하고 복녀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그만큼 호의호식했으면서 복녀의 죽음까지도 돈 밖에 모르는 인간이하의 악마를 보는 거 같았다.
또 한편으로 여자의 질투는 정말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낀다.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돈을 받으며 몸을 파는 것은 하지 않았어야 했지만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정이 들고 사랑이 생기고 다른 여자랑 결혼한다니 질투마저 생기고 나만을 사랑한다는 환상이나 착각에도 빠져버리는 거 같다.
왕서방에겐 그저 복녀는 장난감에 불과했는데도 말이다.
배따라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애욕을 회상 속의 과거로 주어지며 이야기를 서술하는 현재의 시점은 낭만성으로 짙게 물들어 있는 반면 감자는 복녀라는 인물이 단지 환경에 의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별다른 감정 없이 그저 제시하며 자연주의적인 성격과 결정론의 영향을 받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김동인 작가는 일제강점기의 소설가이자 친일 반민족행위자였다. 이런.... 난 여태 그런 것도 모르다니...
그의 작품성은 한국 문학에 빼놓을 수 없는 문호 중에 대문호이지만, 그 친일행적으로 인하여 문학적 평가는 높을지언정 문학사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친일소설가이다.
그 복녀의 남편이 생각난다. 그냥 한량처럼 생활하는 그 복녀남편을 본인이라고 생각하고 썼나 싶기도 하다.
김동인은 일제에 아부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재력이 있었으나 본인의 방탕한 사생활 탓에 가난해졌고, 이후 본격적으로 친일을 시작했기에 모양새가 추하다.
그래도 소설로서 읽어보시기 바란다. 욕하면서~
줄거리는 이렇다.
복녀는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란 처녀로 그녀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기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열다섯 나는 해에 동네 홀아비에게 팔십원에 팔려서 시집이라는 것을 갔는데 그의 마지막 재산을 복녀 데리고 오는데 쓴 무능하고 게으른 남편과 결혼해서 동네에서 밥을 못 얻으리만큼 인심과 신용을 잃고 처가에까지도 신용을 잃게 되고 행랑살이로 들어간 곳도 얼마 안 되어 쫓겨나 결국 빈민가로 밀려나게 되었다.
기자묘 솔밭에 송충이가 끓어서 송충이 잡는 일을 빈민굴의 여인들을 인부로 쓰게 되어 그 가운데 복녀도 인부로 쓰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젊은 여인 한 여남은 사람은 송충이는 안 잡고 아래서 지절거리며 웃고 날뛰는 것만하고 있는 것이며, 그 놀고 있는 사람들이 품삯도 더 많이 받게 된다. 복녀도 어느 날 감독관이 부른다는 부름에 응답하면서 그날부터 복녀도 ' 일 안 하고 품삯 많이 받는 인부' 한 사람이 되었고 그때부터 인생관 내지 도덕관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전에는 딴 사내와 관계를 한다는 것을 생각하여 본 적 도 없고, 그런 짓은 짐승이 하는 것쯤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해 보니 못 할 일도 아니었고 일 안 하고 돈 더 받고, 신장된 유쾌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일이 삶의 비결이 아닐까 하며 자신감까지 얻게 된다. 그 뒤부터 복녀는 분도 바르고 더욱 예뻐졌으며 그런 복녀의 남편은 이것이 결국 좋은 일이라는 듯이 아랫목에 누워서 얼씬 얼씬 웃고 있는다.
어느 날 복녀는 중국인 왕 서방의 밭으로 감자를 도적질 하러 갔다가 왕서방에게 들킨 다음, 그와 계속 관계를 가진다.
그러다 왕 서방이 결혼하는 날, 복녀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신방에 뛰어들어가 함께 가자고 조르며 칼을 들이대다 오히려 왕 서방의 손에 죽는다. 왕 서방은 복녀의 남편과 의사에게 돈을 줌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복녀의 시체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의사의 진단으로 공동묘지에 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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