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앉아서 하는 여행인 책에서 나를 돌아보며 적는다.

배반의 여름 박완서 단편소설

by 쏭송카라멜 2023. 7. 22.
728x90

배반의 여름 소설책 이미지
출처 네이버블로그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였을 때의 실망감을 겪으면서 그러고 상처받고 그러고 우린 성장하는 거 같다.
내가 생각하고 했던 게 이 소설을 통해 어쩜 우린 생각하는 게 전부다가 아닌 내가 모르고 있는 부분도 아님 다른 사람들은 어떡해 생각하는지 또한 중요함을 알게 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 가면서  아버지가 사실은 여느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못한,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될 때가 오고야 맘을 알게 해 주었다.
경외의 대상이었던 아버지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바로 그 이야기이며, 아버지의 실체를 깨닫게 되는 순간 그때가 바로 '자식''어른'이 되는 순간일 것이다.
 

 

 
배반의 여름에는 세 개의 '배반'이 존재한다.
먼저  누이동생에 대한 주인공 자신의 배반이 있고,  자신을 보호해 주리라 여겼던, 범접지 못할 아버지지가 겨우 한 회사의 수의에 불과하다는 배반과 또 주인공이 '인생의 멘토'로 삼고자 했던 '위대한 인물'이 사실은 별 것 아닌 겁쟁이에 불과한 인간이라는 것이 아버지로 인해 폭로될 때 가지게 된 배반이다.
첫 번째 누이동생에 대한 주인공의 배반은 누이동생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누이동생을 "성가셔서", "감쪽같이 따돌린" 것이었고, 그 따돌림이 누이동생이 불어난 하천에 빠져 죽는 되돌릴 수 없는 비극을 초래하게 되었다. 누이동생이 '믿었던'  주인공은 사실 아무것도 아닌, 그녀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 오히려 귀찮게 생각하는 마음만을 가진 존재였으며, 이로 인해 주인공은 물을 무서워하게 되며, 아버지가 자신을 물에 빠뜨려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빠져들게 만들기도 한다.
두 번째 배반은 '진짜 서울'로 이사 오게 되면서 아버지는 취직하게 되는데, 언제나 '흑색의 제복에 금줄'이 달린 옷차림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경외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고 아버지가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차렷 자세로 경례를 부치는 수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의 배반은 자신이 '인생의 멘토'로 삼고자 했던 '전구라 선생'의 실체가 '사랑에 대한 동경과, 지식의 탐구와, 고통받고 박해를 받고 있는 약하고 가난한 이웃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을 강조한 전구라 선생이 사실은, 택시나 새치기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해 못살게 굴고, 드디어는 '양담배'로 인해 '비굴'해지는 그런 사람이었다는 것이 아버지로 인하여 밝혀지면서 주인공은 또 한 번의 배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배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은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고' 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며, 배반을 통해서 성장하고 '단독자'로 살아갈 힘을 얻는 게 아닐까 싶다.
항상 주인공이 배반당할 때마다 아버지의 낄낄대는 모습이 유쾌하기도 하지만, 주인공을 비웃는 듯한 그런 게 우리 사회가 '너 그럴 수밖에 없어' '당해도싸' 이러는 것 같아서 불쾌하기도 했다.
내가 본모습들이 다가 아님을 안 것도 다행이다. 전구라 선생님의 배반에서는 이석원 장편소설 <실내인간>이 생각나기도 했고, 요즘 문제시되는 우리 사회의 모습들도 떠올랐다.  이석원의 <실내인간>에서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는 누군가의 모습이 사실은 진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상황은 이석원소설가가 이 소설의 모티브로 삼고 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또한 전구라 선생의 오만함을 주인공 아버지가 양담배로 반전시키는 부분에서는 그래도 그나마 통쾌했다.
난 이런 것도 잘하시는 박완서 소설이 좋다.

또 이름도 어쩜 딱 맞게 인생자체가 구라인  '전 구라' 라고 지었는지~

넘 이 소설하고 딱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만든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가 있는 이 책을 정말 읽어보시기 바란다. 각자가 느끼는 것이 많을 거다.
 

 

 

줄거리는 이렇다.
 
 서울 변두리에 사는 일곱 살의 소년인 '나'는 뒤를 따라다니는 동생이 성가셔서 따돌리는데, 한 시간도 안되어 누이동생이 개천에 빠져 죽는다. 그 일로 나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물을 무서워한다. 이 일이 있은 후 엄마는 나에게 수영을 배울 것을 강요하지만 물밑에는 죽은 누이동생의 원혼이 있어 잡아당길 것 같다는 두려움에 수영 배우기를 단념하다.
이듬해 여름, 사립초등학교 수위와 친구인 아버지를 따라 학교에 갔다가, 갑자기 아버지가 나를 풀장에 밀어 넣어버리는 바람에 물에 대한 공포감에 물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물의 깊이가 깊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나는 수치심과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나는 처음엔 아버지가 나를 죽이려고 한 것이라 생각했으나, 배신당한 충격과 분노가 도리어 수영을 배울 용기가 생기게 되었고, 수영을 익히면서 아버지에 대한 오해와 앙심도 풀리게 된다.
 

 

 

국민학교 2학년때, 우리 집은 땅값이 올라 형평이 좋아지며 이사를 하게 된다.
아버지는 취직을 하고, 금빛 단추가 달리고, 소맷부리와 모자에 금줄을 두른 복장을 하고 다닌다.
나는 아버지를 몹시 자랑스러워하며, 다른 사람의 아버지는 '쪼오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름 방학이 되어 아버지 직장에 따라간 나는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건물 입구에서 들어오는 '쪼오다'들을 향해 '경례'를 올려붙이는 수위인 것을 알고는 크게 실망을 한다.
고등학생이 된 내게 아버지 대신 '전구라'선생이라는 새로운 우상이 생긴다.
그의 책과 가치관에 흠뻑 빠진 나는 방에 그의 사진을 붙여놓고 공부에 몰두한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아버지가 내 방에 들어와 그이 사진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비난하는 말을 내뱉는다.
내가 아버지의 말에 반박을 하려 하자, 아버지는 자기 경험을 들려준다.
아버지는 친구와 급하게 택시를 잡다가 전 구라에게 새치기를 당했고, 그와 다툼이 일어났는데, 순경이 달려오고, 아버지 친구는 유치장에 갇혀 재판을 받게 되었다.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친구를 구해내기 위해 아버지는 전구라의 집에 찾아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그러나 전구라는 경찰서로, 검찰청으로 전화를 해가며 오히려 따끔한 맛을 보여주라 할 뿐이다.
그때 아버지의 눈에 그 집 재떨이에 수북한 양담배 꽁초가 보였다.
당시는 양담배를 피우면 엄청난 벌금에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때였다.
아버지는 그 꽁초를 모두 주머니에 털어놓고 의기양양하게 나오려 하자, 얼굴이 사색이 된 전구라는 그 양담배 꽁초와 아버지 친구에 대한 고소취하장을 맞바꾸자고 하고, 아버지친구는 그래서 바로 풀려날 수 있었다고 전구라는 바로 그런 작자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나를 풀장 속으로 팽개쳤을 때 허우적대다 풀장바닥을 닫기까지는 순식간이었고, 아버지가 자신의 우상을 스스로 깨뜨리고 나를 자동문 밖으로 팽개쳤을 때 허우적대다가 설자리를 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지금의 이 허우적거림에서 설 자리를 찾고 바로 서기까지는 좀 더 오랜 시일 걸릴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외부에서 찾던 진정한 늠름한, 진정한 남자다움을 앞으로 내 내부에서 키우지 않는 한 그건 영원히 불가능한 채 다만 허우적 거림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 홀로 늠름해지기란 아 그건 얼마나 고독한 작업이 될 것인가. 나는 고독했다. 아버지의 낄낄낄 이 내 고독을 더욱 모질게 채찍질했다.

 

자전거도둑-박완서

난 박완서의 작품을 좋아한다. 처음 접한 게 이 '자전거 도둑'이다. 지금은 대학교 4학년인 울 딸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에 학교에서 하는 '작가와의 대화'인가에서 너무 좋았는지 갑자기 책을 사

ssongsnu.tistory.com

 

 

 

 

 

728x90

댓글